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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평: 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 (한나 렌, 엘리 출판사)

정세랑 작가님이 천재라고 하셔서 읽음. 읽어보니 천재가 맞았습니다. 여섯 편의 단편이 모두 창의적이고 기발하면서 완성도가 있다. 물리법칙을 비틀어서 만들어내는 설정에 감탄한다. 테드 창 이후로 이렇게 감탄하면서 읽은 작품이 또 있었을까. SF팬이라면 강추합니다.


  •  <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 표제작. 왜 천재라고 했는지 알것같은 설정. 모두들 매끄러운 세계에서 산다는 것은 멀티태스킹에 쩔어서 사는 요즘의 우리들을 비유한 것 같다. 주인공은 결국 그 감각을 제거하는 선택을 하고 진정한 우정을 찾는다.
  • <제로연대의 임계점> 너무 인상적이다. 신문기사 헤드라인 수준의 간략한 서술로 SF여성작가 3인의 삶을 그려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작품이다. 
  • <미아하에게 건넨 총> 이건 정말 천재적인 작품 아닌가? 뇌를 마음대로 편집할 수 있는 능력이 나온다면, 모든 전제가 뒤집힌다. 사랑이란 감정조차 그러한가. 압도적이다. 
  • <홀리 아이언 메이든> 인간을 강제로 선하게 만드는 능력을 가진 언니와, 그 언니의 힘을 피해 살아남은 동생. 언니가 세상을 바꿔나가는 모습은 공포 그 자체다. 이것도 천재적이다. 
  • <싱귤래리티 소비에트> 냉전 시기에 인공지능이 특이점을 넘어섰다는 설정. 인공지능의 꼭두각시가 되어버린 소련과 미국. 소련은 승리하고 인류는 어떻게 되는건지 기괴한 상상의 현실. 천재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 <빛보다 빠르게, 느리게> 상대성 이론, 타임 스케일로 이런 세계를 만들어내나. 나와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상대는 영원히 나와 분리된다는 것. 반전도 있고 해피엔딩도 내 스타일이다. 읽으면서 천재라는 말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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