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나 페란테는 여성의 심리를 아주 세밀하게 보여줍니다. 남성인 저로서는 이 작가의 작품을 읽는 것이 여성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기회가 되어준다고나 할까요. 딸을 미워하면서도 사랑하는 이 마음을 제가 어찌 다 알 수 있을까요? 스스로도 어쩌지 못하는 내면의 모순들.
주인공은 딸 둘을 가진 엄마인데, 딸들에 대한 사랑과 증오를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해변에서 만난 어느 가족들을 관찰하다가 어떤 계기로 그들과 강하게 엮여버리고 마는데, 그것은 그녀 자신의 모녀관계를 타인들에게 투영하여 동일시해버린 것이었습니다.
이탈리아의 지역감정을 엿본 것도 재밌었습니다. 주인공은 나폴리 태생으로 나폴리에서 성장하지만, 피렌체에서 공부하고 일하면서 나폴리를 혐오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내용은 소설의 핵심 얼개는 아니지만 이탈리아에 관심이 많은 저로서는 흥미로운 포인트였습니다.
나쁜 사랑 3부작이라고 하니,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집니다. 다음 기회에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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