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 성실하게 잘 살던 한 남자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그런데, 연락이 끊겼던 그의 가족에게 소식을 전했더니, 누군지 모르겠다고 한다. 가족들이 갖고 있던 그의 옛 사진을 보니 다른 사람이다... 그 남자는 신분을 속였던 것이다!
변호사 기도는 이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지하세계에는 신분교환이라는 행위가 있음을 알게 된다. 서서히 드러나는 진실. 그는 도대체 누구였던 것일까? 기도는 스스로의 정체성 문제 때문에 자신과 관계없는 이 사건에 집착하고. 마침내 진실이 모습을 드러낸다.
재미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미스테리 소설이지만, 철학적인 고민의 비중이 높아서 인상적입니다. 내가 다른 사람의 삶을 살고, 그 사람은 내가 되어 나의 삶을 이어서 살아간다? 그럼 나는 어떤 존재인가? 다른 사람이 내 삶을 살아준다면, 내 삶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저도 막연하게 이런 상상을 해본 적도 있는 것 같아요.
저는 히라노 게이치로의 문체를 좋아합니다. 군더더기가 없다고 할까요. 건조한 듯 하면서도 묘사가 세밀합니다.
그리고, 전작 <마티네의 끝에서>에서도 느낀 거지만, 중년 남자의 심리를 정말 잘 표현합니다. 막연한 공허감이랄까요.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부부관계의 어려움 속에서 느끼는 여러가지 감정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추천드려요. Buona Giornata!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