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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평: 바닷가에서 (압둘라자크 구르나, 문학동네)

여기에 한 사람의 난민이 있습니다. 난민의 처지를 아시나요?

- 영국으로 망명을 신청해서, 고생끝에 겨우겨우 받아들여졌어요. 그런데 영국정부에서 이미 망명해 있던 동향 사람과 친하게 지내라고 연결을 해줬는데 글쎄.. 철천지 원수의 아들이지 뭐에요. 이 둘은 어떻게 될까요?

-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서술이 인상적. 화자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기분입니다. 특히 중간 중간에 <신이여, 그들을 축복하소서>처럼 기도를 뇌까리는 것까지 완벽합니다. 이 소설을 읽고 한동안 저도 혼잣말로 기도문을 읊었습니다.

- 저자 본인의 경험이 들어있는 난민 문제에 대한 고민도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유럽의 난민 정책은 과연 옳은가, 식민지 착취의 과거에 대한 부채의식은 어디까지 정당한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 인생의 모든 우연들이 겹치고 겹치는데, 결국은 악연이 우정으로 바뀌는 서사가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이 작품은 인생에 대한 찬미입니다. 

-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드리면서, 인용구를 하나 남겨드립니다. Buona Giornata!

"그러니까 내 말은, 내가 전하고 싶어 안달할 만큼 위대한 진실을 깨달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우리가 처한 상황과 시대에 빛을 드리울 만큼 모범적인 삶을 살지도 않았다는 거다. 나는 살아왔지만, 살아버린 것이기도 하다." (13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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