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평 : 다른 의견 (이언 레슬리, 어크로스)
그냥 평범한 책인 줄 알았습니다. 사람들은 늘 의견의 차이를 갖게 마련이고, 그러한 의견 차이에 따르는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완전히 잘못 짚었습니다. 이 책은 사람들의 의견 차이에 대한 생각 자체를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바꾸어 노았습니다. 세계관이 바뀐 기분이랄까요.
이 책을 읽어보셔야 합니다. 다만 당신에게 이 책을 읽고 싶어지도록, 한 마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다른 의견을 갖는 이유는 우리가 "다른 의견"을 통해서 진실을 발견해가는 형태로 진화해왔기 때문입니다. 어떤 개인도 혼자서 진실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누구 하나 완벽할 수가 없습니다. 개인별로 어떤 의견을 형성하고 그것들을 서로 대조하고 종합함으로서 우리는 진실에 접근해갑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 하나 하나가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 우리의 사유 능력은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성은 사람들이 논쟁하는 것을 돕기 위해 진화해왔다.
다시 말하겠습니다. 어떤 개인도 진실을 혼자서 알아낼 수 없습니다. 반드시 타인과의 의견 충돌을 겪으며 스스로의 관점을 재조정하고 통합해가며 진실에 접근해야 합니다.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 따라서, 누군가 한심하고 멍청해 보인다면, 그래서 그런 사람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이 틀렸습니다.
- 그 의견이 한심하고 멍청한 것은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심하고 멍청한 의견을 보유한 사람이 있기에 당신도 진실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몇 가지 통찰을 소개하겠습니다.
1. 감정적으로 안정되어야 진정한 소통이 가능하다.
- 사람은 반대당할 때 공격당하는 것 같은 생물학적 반응이 먼저 나타나고.
- 생산적인 의견 대립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신뢰로 묶인 유대관계가, 결국은 우리가 서로 다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하고 있다는 감각이 필요하다. 이는 인지적 문제만이 아니라 감정적 문제이기도 하다.
- 대화가 어떻게 시작되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 인간은 상대에게 똑같이 하려는 본능적인 성향이 있으므로.
- “이제는 손을 내밀 때 고객이 받아주지 않으면, 이렇게 말합니다. ‘아직 선생님과 악수를 못했네요'라고요. 고객이 저와 이야기 나누도록, 불편한 감정을 다루도록 합니다. 그러고 나면 고객은 더 많이 마음을 열죠."
- 자신이 믿고 있는 현실을 누군가 노골적으로 반대하면 화가 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다른 사람들처럼 치료사도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 의견을 바꾸어도 정체성이 훼손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상대가 설득되기 쉬움.
- 강요하지 말 것, 선택지를 줄 것,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할 것.
- 무례하면 절대 안되고. 톤이 내용보다 더 중요하다.
-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않고는 그 어떤 설득도 해낼 수 없다.
2. 양보가 능사가 아니다. 강하게 주장할 때는 해야 한다.
- 모든 사람이 강력한 입장을 갖되 서로가 내놓는 더 좋은 주장에 영향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을 때만 집단의 논의가 진전을 이룰 수 있다.
- 확증 편향이 너무 많은 것도 나쁘지만, 전혀 없는 것도 나쁘다.
- 다른 의견이란 새로운 생각을 낳고 진보를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었다.
- 친구가 이렇게 묻더군요. "열린 마음이 제일 중요하지, 그렇지 않니?”라고요.
-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한다면 그만큼 우리 자신의 관점도 강하게 존중해야 하고, 완전히 납득하기 전까지는 우리 자신의 의견을 단단히 붙들고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물렁한 사람들은 완고한 사람들보다 나을 것이 없습니다.
- 이기적이고 편협한 이유 때문에,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얼마나 똑똑한지 보여주려는 욕심으로 이 모든 일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모두 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집단이 다양한 관점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다. 모두가 자신의 의견과 경쟁하는 의견을 이기려는 동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논거가 약한 의견은 묵살되고 강력한 논거를 갖는 의견은 더 많은 증거와 더 나은 이유들로 더욱 강해지며 살아남는다.
- 혼자라면 얻을 수 없었을 깊이 있고 엄격한 사고의 프로세스를 거치게 되는 것이다. 제임스 에번스가 연구한 위키피디아의 편집은 정확히 이 과정을 거친다. 워런 버핏이 투자 결정 프로세스를 설계한 방식과 도 같다. 소크라테스 대화법의 근간을 이루는 원칙이기도 하다.
- 자신의 생각이 바뀔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과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일은 그 출발점이 같다. 질문은 하는 사람과 받은 사람 모두를 향하기 때문이다.
- 지금 나는 왜 이렇게 다투고 있는가? 목적이 무엇이며 어떤 의미가 있는가? 왜에 대한 대답을 알고 있다면, 어떻게 풀어갈 것 인가도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더 따뜻하게 할 수도 있고, 그 순간의 필요에 따라서 더 공격적으로 할 수 있다.
- 최고의 의견 대립은 차이를 강화하지도 없애지도 않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 설득은 고매하고 필요한 기술이지만, 그리고 나 역시 다른 사람이 나로 인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기를 바라지만, 나의 궁극적인 목적은 당신이 나에게 동의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당신의 사고가 나의 사고를 발전시켜주기를 바란다. 당신의 경험이 나의 경험을 바꾸어 놓고 풍성하게 해주길 바란다. 나는 우리가 창의적으로 의견 대립을 이끌어가길 바란다. 우리의 다양한 의견 사이에서 새롭고 더 나은 무언가가, 혼자서는 만들 수 없었을 것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 둘 다 승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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