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독서평: 쌍전 (류짜이푸, 글항아리)

독서에서 얻는 가장 큰 소득은 내 생각을 뛰어넘는 새로운 관점을 얻는 것이다. 물론 그런 책은 많지 않다. 그런데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 삼국지와 수호전이 얼마나 매력적인 작품인지. 그러나 그 매력 때문에 무비판적으로 수용되어버리는 두 작품 속의 독소를 우리는 알고 있을까?

- 류짜이푸는 두 작품이 중국에서 경전의 경지에 오를 정도로 숭앙받는다고 하여 이들을 쌍전이라 칭한다. 이 쌍전이 중국을 정신적으로 통치하고 있으며, 중국에는 <삼국지 인간>과 <수호전 인간>이 넘쳐난다고 말한다. 

- 삼국지와 수호전이 얼마나 큰 악영향을 미쳤는지 조목조목 비판해준다. 두 작품의 인물들과 장면들을 세밀하게 해부하면서 비판하는데, 그 논지는 다분히 서구적이지만 반박이 어려울 정도로 논리정연하다. 

  • 수호전의 문제 : 잔혹한 폭력을 합리화하고 정당화하며, 영웅시한다
  • 삼국지의 문제 : 권모술수, 속임수를 미화하고, 공사구분을 못하는 의리를 미화한다
  • 그리고 두 작품의 공통점 : 극심한 여성비하

- 의구심을 가져본 적 없는 영웅들과 그들의 명장면들이 새롭게 재해석된다. 삼국지를 냉정하게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삼국지를 읽으면서 미묘한 위화감을 느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수호전은 제대로 읽은 적은 없는데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마오쩌둥은 쌍전의 정신을 실제로 구현하여 성공한 인물이다. 마오쩌둥은 마르크스 주의자를 자처하지만 실상 그를 움직인 근본 동력은 '반역은 정당하다', '도원결의', '권모술수'와 같은 쌍전의 정신이다. 중국인들이 마오쩌둥을 숭배하는 이유가 이 때문일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