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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와칭: 왜가리의 점심식사

이제 완연한 봄날입니다.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좋아서, 새들을 만나볼까하고 다녀왔습니다. 숲에는 꽃가루가 눈처럼 흩날리고 있어서 숨쉬기가 좀 힘들었어요. 새들도 어디에 있는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여느 때처럼 망부석같이 서있는 왜가리를 발견했습니다. 왜가리는 움직임이 많지 않아서 관찰하기에 재미있는 친구는 아닙니다. 잠깐 살펴보다가 다른 새들을 찾아 이동했습니다. 

여기저기 한참 돌아보았지만 별무소득이어서, 하릴없이 다시 왜가리가 보이는 곳으로 돌아왔습니다. 왜가리라도 관찰해야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제가 좋아하는 오리가 날아와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녀석은 유유히 헤엄쳐서 왜가리 앞을 지나 수풀이 우거진 쪽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여태 가만히 서있던 왜가리가 갑자기 성큼성큼 걷기 시작하는거에요. 저도 모르게 카메라 녹화를 눌렀는데, 왜가리가 사냥에 성공하는 모습을 담게 되었습니다! 난생 처음 보는 왜가리의 식사 모습에 저는 너무 신이 났습니다. 이 장면을 눈에 담고 싶어서 재빨리 망원경을 사용해보니, 미꾸라지 정도 크기의 물고기가 왜가리의 부리에서 몸부림 치는 장면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물고기의 생동감 넘치는 움직임과 차분하게 물고기를 몇번 고쳐 물면서 꿀꺽 삼키는 왜가리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왜가리가 물고기를 잡아먹을 수 있는 개천이 있어서, 또 그 순간에 제가 그곳에 있어서 마음이 기쁜 날이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날씨에는 바깥에서 놀아야 합니다. 귀여운 새들도 볼 겸 나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Arriveder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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