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으면서 계속 놀라기만 한 작품이다. 이제는 해결이 되겠지, 이제는 주인공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겠지, 하는 예상을 무참히 깨버리는 전개이다. 그래서 더더욱, 종장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고 끝까지 거의 논스톱으로 읽어버렸다.
주인공 마쓰는 소설가인데, 성애 장면이 많이 포함되는 B급 작품을 주로 쓰는 작가이다. 어느날 소환장을 받고 끌려간 곳에서는, 주인공의 소설 내용을 문제삼으면서 교화를 시키겠다는 둥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여기서부터 약간 공포를 불러 일으키는 상황이 시작되는데...
수용소의 생활에서 주인공은 점점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깨닫고 강렬하게 저항한다. 수용소의 부조리함을 따지고 드는 주인공의 발언은 자유주의 세계관의 정석에 가깝다.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의할 내용들이고 짐짓 통쾌하기까지 한 내용들이다. 그러나 소설 속 수용소 운영자들은 코웃음을 치며 주인공을 압박해나간다.
이 소설이 독특한 점은, 고문과 감금 등의 극단적인 상황을 주인공이 겪는 과정을 1인칭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묘사한다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제노사이드 범죄가 있었던 시절의 상황이 떠오를 정도이다. 점입가경으로 고난을 겪는 와중에도 주인공은 재치를 발휘하여 저항해 나가지만...(스포일러 방지)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다 읽고 해제까지 읽고 나서야 명확해지지만, 스토리의 긴장감에 압도되는 느낌이 신선했다. 그러니까, 재미있다. 책을 펴고 나면 덮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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