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평: 플로베르의 앵무새 (줄리언 반스, 열린책들)

  • 이런 걸 소설이라고 부를 수 있나? 왜 이 작품이 소설로 분류되는지 잘 모르겠다.

  • 화자는 플로베르라는 작가를 추앙하면서 그의 흔적을 쫓고, 독자는 그의 여정을 함께하는데 대부분 화자가 주절주절 떠드는 내용을 듣는 입장이 된다.
    • 그 내용이 재미가 없다는 건 아니다. 다만 어떤 주요한 사건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말하는 것이다.

  • 작가가 플로베르의 연대기를 3번에 걸쳐 다르게 보여준 것은 무척 흥미로웠다. 인간을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좋은 방법이었다.
    • 그렇지만 이런 걸 소설이라고 부를 수 있나?

  • 한 챕터에서는 플로베르의 연인이었던 여인의 변론을 소개한다. 그 부분도 무척 재미있었다. 


  • 또 다른 챕터에서는 플로베르에 대한 시험문제를 출제했다.
    • 한국인이라면 익숙할 것 같은 형식이다.
    • 나도 모르게 시험문제를 풀어보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게 되면서, 작가가 의도한 생각의 틀로 들어가는 경험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 읽는 내내 당혹스러움을 느끼면서도 그만두지는 못했다. 생각해볼만한 고민들과 흥미로운 이야기들에 사로잡혀 끝까지 읽어내고 말았다. 
    • 다 읽고 작품해설을 보니, 이 작품은 “전기소설”이라는 장르를 개척한 작품이라고 한다.
    • 사실 플로베르라는 인물에 대해 관심도 없었고 잘 알지도 못했지만, 다양한 각도로 어떤 인물에 대해 접근해가는 방식은 분명 비교대상이 없는 독특한 경험이다.

  • 화자의 말 중에서 가장 뜨끔했던 대목을 소개하고 싶다. 책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더더욱 준엄한 비판이다.
책은 일어난 일을 설명해 주는 곳이고, 삶은 설명이 없는 곳이다. 삶보다 책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것에 대해 나는 놀라지 않는다. 책은 삶을 의미 있게 한다. 유일한 문제는 책이 의미를 부여하는 삶은 당신 자신의 삶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삶이라는 점이다.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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