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작가의 소설. 헝가리 사람들이 헝가리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겪지만, 낯설고 이국적인 무대같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현대 사회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처럼 느껴진다.
이 작품의 원동력은 압도적인 캐릭터이다. 화자의 삶 속에 들어와 끊임없이 긴장을 일으키는 “에메렌츠” 여사는 고집불통이고 누구에게도 곁을 내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이 인물의 강렬한 언행들로 인해 읽는 동안 충격을 받기도 하고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작품의 주제는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다른 어떤 작품에서 이런 사랑을 다룬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화자와 여사는 서로를 깊이 사랑하지만, 단 한번도 살갑게 애정을 표현하는 장면이 없다. 화자는 여사의 모욕적인 언행에 충격을 받기도 하고, 그 자신도 여사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그 모든 좌충우돌을 걷어내고 나면 남는 것은 너무나도 인간적인 사랑의 마음이다. 어느새 읽고 있는 독자도 화자와 같이 여사를 사랑하는 마음이 되어버린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하는 전개도 훌륭하고, 모든 것이 마무리된 후의 여운도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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