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기본언어 변경의 효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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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화면을 보면서 언어 공부가 됩니다. 오늘은 아침에 알람이 울릴 때 갈무리한 화면을 같이 보겠습니다. 매일 쓰는 핸드폰이니까, 저절로 뜻을 알겠습니다. Lunedi : 월요일 aprile : 4월 Sveglia : 알람 Posticipa : 미루기 Interrompi : 중단 Buongiorno : 굿모닝 Soleggiato : 맑음 massima sara' : 최고기온 추정이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이 화면을 다음에 볼 때 기억을 못할 수도 있고요. 괜찮습니다. 시험치려고 공부하는 건 아니니까요. 재미있게 공부하면 됩니다. 핸드폰 기본언어를 바꾸고 재밌게 공부해보세요! Arrivederci! Buona Giornata!

독서평: 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 (한나 렌, 엘리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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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작가님이 천재라고 하셔서 읽음. 읽어보니 천재가 맞았습니다. 여섯 편의 단편이 모두 창의적이고 기발하면서 완성도가 있다. 물리법칙을 비틀어서 만들어내는 설정에 감탄한다. 테드 창 이후로 이렇게 감탄하면서 읽은 작품이 또 있었을까. SF팬이라면 강추합니다.  <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 표제작. 왜 천재라고 했는지 알것같은 설정. 모두들 매끄러운 세계에서 산다는 것은 멀티태스킹에 쩔어서 사는 요즘의 우리들을 비유한 것 같다. 주인공은 결국 그 감각을 제거하는 선택을 하고 진정한 우정을 찾는다. <제로연대의 임계점> 너무 인상적이다. 신문기사 헤드라인 수준의 간략한 서술로 SF여성작가 3인의 삶을 그려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작품이다.  <미아하에게 건넨 총> 이건 정말 천재적인 작품 아닌가? 뇌를 마음대로 편집할 수 있는 능력이 나온다면, 모든 전제가 뒤집힌다. 사랑이란 감정조차 그러한가. 압도적이다.  <홀리 아이언 메이든> 인간을 강제로 선하게 만드는 능력을 가진 언니와, 그 언니의 힘을 피해 살아남은 동생. 언니가 세상을 바꿔나가는 모습은 공포 그 자체다. 이것도 천재적이다.  <싱귤래리티 소비에트> 냉전 시기에 인공지능이 특이점을 넘어섰다는 설정. 인공지능의 꼭두각시가 되어버린 소련과 미국. 소련은 승리하고 인류는 어떻게 되는건지 기괴한 상상의 현실. 천재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빛보다 빠르게, 느리게> 상대성 이론, 타임 스케일로 이런 세계를 만들어내나. 나와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상대는 영원히 나와 분리된다는 것. 반전도 있고 해피엔딩도 내 스타일이다. 읽으면서 천재라는 말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다.

노래부르기: Starai Con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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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o! 오늘은 새로운 노래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팬텀싱어의 노래를 듣고 너무 아름다워서 감탄한 노래입니다. 한번 같이 들어보고 싶어요. 유채훈님의 목소리로 들어보겠습니다. 노래를 부르려면 가사를 알아야해요. 일단 전곡을 다 할 순 없으니 제일 부르고 싶은 하이라이트만 보겠습니다. Se tu sei con me, con me, con me, se sei con me, (세 뚜 세이 꼰 메, 꼰 메, 꼰 메, 세 세이 꼰 메,) la terra accoglie tenere illusioni. (라 떼라 아꼴리에 떼네레 일루지오니,) Se tu sei con me, con me, con me, se sei con me, (세 뚜 쎄이 꼰 메, 꼰 메, 꼰 메, 세 세이 꼰 메,) in seno al cuore mio io ti porterò se vuoi. (인 세노 알 꾸오레 미오 이오 띠 뽀르떼로 세 부오이.) Starai con me, d'amore io vivrò, (스따라이 꼰 메, 따모르 이오 비브로,) d'amore tu vivrai se lo vorrai. (다모레 뚜 비브라이 세 로 보라이.) 아는 단어가 좀 보이시나요? 제가 아는 단어는요. se : if tu sei : you are con me : with me la terra : the land vuoi : you want amore : love io vivro' : i live tu vivrai : you live 좀 많이 알겠어서 기분이 좋았지만, 모르는 부분도 그만큼 많네요. 추정해보겠습니다. accoglie : 모름1 tenere : 모름2 illusioni : 환상이겠죠. i로 끝나니 복수형인것 같고요. cuore : 모름3 portero' : 모름4 starai : 영상 자막에서 컨닝을 해버렸습니다. Stay vorrai : 모름5 모르는 건 안할래요. 아는 부분만 뜻을 생각해보면요 Se tu sei con me : 네가 나와 함께한다면 Se vuoi...

버드와칭: 가을의 청계천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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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어느 가을날, 저는 청계천을 산책하고 있었습니다. 낮에는 아직 더운 날이어서 청계천에는 가족들이 많이 놀러와서 정겨운 소음들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언제나처럼, 저의 시선을 사로잡는 존재들은 새들이었습니다. 역시 제일 많이 만나는 것은 오리들입니다. 지난 번 오리 가족을 만난 일 이후로 저는 오리를 가장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오리들이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면 저도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그래서 오리들을 만나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녀석들을 한참 바라보았습니다. 청계천에 오리만 있는 것은 아니죠. 쇠백로, 왜가리도 보고 펭귄을 닮은 특이한 새도 만났어요. 사람들이 많은 청계천에서도 태연한 것을 보면 경계심이 많지는 않은 것 같았습니다. 가을의 청계천이란, 새들도 사람들도 기분이 좋아지는 공간인 것 같습니다. 따뜻한 봄을 맞아 좋았었던 새 관찰의 날들을 다시 돌아보고 있자니, 다시 또 밖으로 나가보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벚꽃도 볼 겸 밖으로 나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Arrivederci!

독서평: 바닷가에서 (압둘라자크 구르나,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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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한 사람의 난민이 있습니다. 난민의 처지를 아시나요? - 영국으로 망명을 신청해서, 고생끝에 겨우겨우 받아들여졌어요. 그런데 영국정부에서 이미 망명해 있던 동향 사람과 친하게 지내라고 연결을 해줬는데 글쎄.. 철천지 원수의 아들이지 뭐에요. 이 둘은 어떻게 될까요? -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서술이 인상적. 화자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기분입니다. 특히 중간 중간에 <신이여, 그들을 축복하소서>처럼 기도를 뇌까리는 것까지 완벽합니다. 이 소설을 읽고 한동안 저도 혼잣말로 기도문을 읊었습니다. - 저자 본인의 경험이 들어있는 난민 문제에 대한 고민도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유럽의 난민 정책은 과연 옳은가, 식민지 착취의 과거에 대한 부채의식은 어디까지 정당한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 인생의 모든 우연들이 겹치고 겹치는데, 결국은 악연이 우정으로 바뀌는 서사가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이 작품은 인생에 대한 찬미입니다.  -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드리면서, 인용구를 하나 남겨드립니다. Buona Giornata! "그러니까 내 말은, 내가 전하고 싶어 안달할 만큼 위대한 진실을 깨달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우리가 처한 상황과 시대에 빛을 드리울 만큼 모범적인 삶을 살지도 않았다는 거다. 나는 살아왔지만, 살아버린 것이기도 하다." (13 페이지)

문장읽기: 엘레나 페란테의 문장 #6

“Hai dentro qualcosa che è solo tuo e ti basta.” ELENA FERRANTE Ciao! 오늘의 문장입니다. 역시 짧기 때문에 선택받은 문장입니다. 아는 것도 좀 있어보이고요. 그럼 아는 것부터 적어볼게요. Hai : have의 2인칭형. 주어가 생략되어 있지만 you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che : that e' : is solo : only tuo : your e : and ti : 목적어로서 you 모르지만 짐작해보는 단어들입니다. dentro : 치과 관련인가... qualcosa : quality라고 찍어봅니다. basta : best? 그럼 추정되는 뜻을 만들어보면... 너는 질이 좋은 치아를 갖고 있지. 그것은 너만의 것이고 최고의 것이다. 뜻이 좀 안맞아 보이지만, 추정으로는 여기까지인 듯합니다. 오늘은 좀 많이 궁금해서 진짜 뜻을 찾아봐야겠어요.  해설 보이기 “Hai dentro qualcosa che è solo tuo e ti basta.” 이 문장은 "You have something inside you that is only yours and it is enough for you."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각 부분을 문법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Hai: "Avere" (가지다) 동사의 2인칭 단수 현재 시제로, "you have"를 의미합니다. dentro: "Inside"를 의미하는 부사입니다. qualcosa: "Something"을 의미하는 명사입니다. che: "That"를 의미하는 관계대명사로, 이어지는 절과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è: "Essere" (되다) 동사의 3인칭 단수 현재 시제로, "is"를 의미합니다. solo tuo: "Only yours"를...

독서평: 잃어버린 사랑 (엘레나 페란테, 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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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 페란테는 여성의 심리를 아주 세밀하게 보여줍니다. 남성인 저로서는 이 작가의 작품을 읽는 것이 여성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기회가 되어준다고나 할까요. 딸을 미워하면서도 사랑하는 이 마음을 제가 어찌 다 알 수 있을까요? 스스로도 어쩌지 못하는 내면의 모순들. 주인공은 딸 둘을 가진 엄마인데, 딸들에 대한 사랑과 증오를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해변에서 만난 어느 가족들을 관찰하다가 어떤 계기로 그들과 강하게 엮여버리고 마는데, 그것은 그녀 자신의 모녀관계를 타인들에게 투영하여 동일시해버린 것이었습니다.  이탈리아의 지역감정을 엿본 것도 재밌었습니다. 주인공은 나폴리 태생으로 나폴리에서 성장하지만, 피렌체에서 공부하고 일하면서 나폴리를 혐오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내용은 소설의 핵심 얼개는 아니지만 이탈리아에 관심이 많은 저로서는 흥미로운 포인트였습니다. 나쁜 사랑 3부작이라고 하니,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집니다. 다음 기회에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