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평: 돈 (에밀 졸라, 문학동네)

  • 초기 자본주의, 특히 유가증권시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해 실감난다. 에밀 졸라가 주식에 대해 가진 시각이 뚜렷이 드러난다.

  • 소설의 무대는 좀 더 후대의 일이지만, 존 로가 프랑스 미시시피 회사로 시장을 풍미하던 시절, 광기의 시절은 어떤 모습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 주인공 사카르는 애초에 건전한 사업가가 아니다. 한탕 크게 해서 떼돈을 벌겠다는 욕심이 가득한 사람이다. 
    • 만국은행이라는 거창한 명분을 끌어들여 실체도 없는 사업을 벌이겠다는 계획은 헛웃음이 날 정도로 공허하다. 그런데 이런게 또 실현되는 것이 이 세상이다. 
    • 오늘날에도 스타트업이니, VC니 해서 같은 동력으로 움직이는 인간들이 존재하지 않을까?

  • 주식이 영원히 상승하면서 벼락부자가 되는 것을 꿈꾸는 인간의 모습은 어딘지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 그런데 사카르 혼자만이 아니다. 주변 인물들도 설마 설마 하다가 제발로 광기에 뛰어든다. 주식이 상승하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어떤 우화를 보는 듯하다.

  • 결말은 정해진 수순이다. 본질과 무관하게 상승한 주식을 기다리는 것은 파멸적 하락이다. 위태위태하던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진다.

  •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만연체의 문장이 읽는 것을 어렵게 한다.
    • 등장인물이 많고 그들에 대한 묘사 또한 만연체로 진행되므로, 작품을 읽으면서 등장인물들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견디지 못한다면 다소 지루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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