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출근

2026. 3. 22. 추진하는 업무에 차질이 생겨 주말 연이틀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아무도 없는 고요한 사무실은 평소와는 다른 공간이다. 나만의 시간이다. 본래 철저한 워라밸을 추구했었고 휴일 출근이라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그러나 모르텐 알베크의 <삶으로서의 일>을 읽고 생각이 달라졌다. 의미있는 삶을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가 추구하는 의미를 위해서는 휴일없는 근무도 기꺼이 할 수 있다. 워라밸에 집착했던 태도는 의미를 찾지 못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은 회사가 내게 맡겨준 일을 잘 해내는 것이 내게 큰 의미를 가진다. 몸은 좀 힘들지만 약간 즐겁기까지 해서 나 자신이 생경하다. 잘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버핏을 모방하는 일

2026. 3. 18. 워렌 버핏은 그의 투자 철학과 방법을 수없이 많은 매체를 통해 설파하였다. 그의 가치 투자 방법은 그 놀라운 성과로 인해 찬탄을 자아낸다. 투자를 처음 접하고 십년이 넘게 그를 모방하려 했다. 그러나 그가 한 일을 이해하는 것과 실제로 실행하는 일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일이다. 잘 되지 않았다. 마치 레시피를 알아도 요리의 맛을 따라하지 못하는 것과 같았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탄생>을 읽고서야 진정으로 버핏의 방법을 내 것으로 만들었다. 그의 투자를 진정으로 실행하려면 투자 성과에서 평가손익을 철저하게 무시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주식APP을 무시해야 한다. 내 장부에는 매입금액으로만 주식 보유액을 기재한다. 매입금액은 변하지 않기에, 흔들리지 않는 기준점이 되어준다. 배당으로 인한 현금 유입 또는 확정된 매도손익만이 내 장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머지는 내 보유기업의 경영성적을 지켜보는 일 뿐이다. 이것이 버핏이 말한 장기 투자이다. 

기록에 집착하는 삶

2026. 3. 12. <아인슈타인의 전쟁>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실제로 입증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다. 사고 실험 만으로 상대성 이론을 만들어내는  자유분방한 망나니형 천재 아인슈타인과, 청빈한 사명감의 실험물리학자 아서 에딩턴의 캐릭터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그렇지만 그들은 전쟁의 광풍 속에서 반전주의를 고집한 평화주의자였고, 대세에 거스를 줄 아는 용기를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서로 적대하는 국가에 사는 사람들이 위대한 업적을 완성하기 위해 서로를 반드시 필요로 했다. 에딩턴이 상대성 이론을 입증하기까지 천신만고를 겪는 동안 아인슈타인은 생면부지의 사람이었다. 마침내 그들이 해후했을 때도 그들의 만남은 그저 무미건조하기만 하다.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에딩턴은 광적으로 기록에 집착하는 성격이었다고 한다. 그가 남긴 각종 일지를 통해 그의 삶을 다시 조명하기가 더 쉬웠을 것이다. 그가 기록에 집착한다고 한 대목에서 반가움을 느꼈다. 나 또한 기록하기를 무척 좋아하니까. 누군가 나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생각은 두렵기도 하지만, 어떤 사명감을 주기도 한다. 내 아들이 나의 삶을 알게 되었을 때, 용기를 얻기를 바란다. 이 마음은 이제 나의 등불이 된다.

업무도 내 사업처럼

2026. 3. 11. 리루가 쓴 <문명, 현대화 그리고 가치투자와 중국>을 읽는데 심히 공감되는 구절을 만났다. 투자를 할 때는 사업처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투자자가 되고 싶은 바램이 있었기에 반가운 구절이었다. 좋은 투자자가 되려면 좋은 사업가가 되어야 한다. 그 반대로 생각해도 말이 된다.  문득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회사의 업무에도 똑같은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업무도 내 사업처럼 해야 한다. 좋은 사업가가 되려면 지금 주어진 업무부터 좋은 사업가처럼 해야 한다. 업무에 임하는 마음이 다를 것이다. 언젠가 내 사업을 하게 되면 열심히 할거야, 그치만 지금은 그냥 설렁설렁하겠어,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지만 올바르지 않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태도가 본질이라는 말이 매번 새롭게 다가온다. 업무도, 투자도 내 사업을 한다는 태도로 임해야겠다. 

독서평: 마음에서 빠져나와 삶 속으로 들어가라 (Steven C. Hayes, Spencer Smith, 학지사)

일단 제목의 의미부터 생각해보자. 마음에서 빠져나와 삶 속으로 들어간다? 그럼 우리는 마음에 들어가 있어서 삶에서 분리되어 있는 걸까? 바로 그렇다,는 것이 저자의 말이다. 우리는 삶 속에서 속이 상하는 일이 많다. 그런데 그 중에 나를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의 생각들이라는 것이다. 나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보아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저자들은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런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설명해준다. 이 책을 펼쳐들고 저자들의 말을 들어보자. 1. 고통은 비교하고 판단할 때 온다. 2. 그 판단은 대부분 오류이다. 내 마음은 나를 속인다! 3. 메타인지를 사용해서 벗어나자!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겪어온 많은 심적 고통이 설명된 것 같아서 위로를 받은 느낌이었다.  비종교적이면서도 영성이 가득한 느낌이다. 진정한 삶은 고통조차 기꺼이 경험하는 삶이라는 것을 느꼈다. 충만한 삶을 살고 싶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를 더 알고 싶다면, 책을 읽어야 한다. 당신이 책을 읽고 싶어지도록 몇 가지를 더 소개하겠다. 인간의 언어 자체가 고통의 원인이라는 통찰이 강렬하다.  관계지어 생각하도록 하는 그 힘이 인간을 지구의 지배자로 만들었지만 동시에 고통을 일으키기도 하는 것이다!  내 고통을 기록해보도록 한 시험지도 좋았다. 고통을 손님처럼 생각해라.  기꺼이 경험하기는 좋은 것을 느끼려는, 미화하는 마음이 아니다. 생생하게 느끼려는 마음이다. 불편을 기꺼이 수용하고 생각에 낚여들지 않으며, 의미를 향해 나아가는 삶 생각에 빠져드는 것을 '융합'이라고 한다. 생각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탈융합'이라고 한다.  융합은 언제 어디서나 모든 것에 적용되고 중지할 수 없는 것이 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우리가 언제 자신의 생각과 융합되어 있는지를 알려 주는 몇 가지 단서들이 있다.  생각이 오래되고 익숙하며 생생하지 않게 느껴진다. 생각 속에 ...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는 것

2026. 3. 8.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은 항상 후순위여야 한다. 내 삶을 진정으로 걱정해 주는 타인은 거의 없다. 사람은 서로의 환경이 된다. 내가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은 나의 세계를 구성한다. 나 또한 그들의 세계를 구성하는 요소가 된다. 그들에게 나는 적당히 실패하고 있는 친애하는 동료이다.  그들은 변치않는 우정을 원한다.  내가 그대로 있기를 무의식적으로 원한다.   지금까지의 삶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나는 변하기로 결정해야 한다. 주변의 사람들은 내가 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세계가 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럴 때 그들의 기대에 무너지면 안된다. 내가 변하는 것이 싫어서 압력을 가해올 수도 있다.  "너 왜그래? 너 같지 않게." 이 때 그것을  무시하거나 그들과 멀어지는 것을 감내해야 한다.  내가 스스로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변화 폭이 클수록, 타인들은 싫어할 것이다. 아마 가까운 가족만이 나의 큰 변화를 견뎌줄 것이다. 혈연은 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는 중요하지만, 내 삶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이끌어가는 것을 막아서는 안된다. 내 삶보다 중요한 것은 아니다. 

어둠의 속도 (엘리자베스 문, 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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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셔야 합니다. 자폐인이 주인공이라니까요. 타인과의 소통이 어려운 사람의 내면을 읽어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작가 본인이 자폐아동을 양육한 경험이 있었기에 이런 작품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소설의 무대는 자폐인들도 기술의 발전을 통해 어느 정도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가상의 미래입니다. 주인공을 포함한 일군의 자폐인들이 고소득 직장인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일단 자폐인들의 생활이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열심히 일하다가도 급격히 불안해져서 강박적인 활동을 하러 가곤 합니다. 트램폴린에서 땀에 흠뻑 젖을 때까지 뛴다던가... 일반인들이 어떤 이유로 주인공에게 화를 낼 때, 주인공은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해 두려워합니다. 몸이 뻣뻣하게 굳고 목이 죄어들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상태가 됩니다. 주인공과 만나고 교류하는 일반인들의 모습이 따뜻합니다. 자폐인이 보이는 어색한 특성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포용력이 있고 여유롭습니다. 그들은 주인공의 돌발행동을 참아주면서, 강요하지 않는 배려심을 보여줍니다. 그들의 모습 때문에 읽는 저까지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요. 주인공은 어느 여성과 핑크빛 무드를 형성하기까지 하거든요. 주인공을 응원하는 마음에 신바람이 나서 읽었지만.. 자폐인 특성으로 인해, 주인공은 명언을 자주 날립니다. 오히려 일반인들보다 더 진실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왜일까요? 나는 '노력은 행동과 같지 않다'는 어머니의 말씀을 거듭 떠올린다.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행동만이 의미가 있다. 사람들은 가끔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떤 말을 하기도 해요. 부모님 말씀이죠. 저는 돈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무엇을 하든, 내가 삶을 예측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얼마나 애쓰든, 삶은 이 세상보다 조금도 더 예측 가능해지지 않는다. 더군다나 세상은 무질서하다. 작품의 절정에는 기술이 더더욱 발전하여, 주인공의 자폐를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주인공과 자폐인 동료들은 그 수술을 받아야 할지,...

남편으로서의 생각, 다짐

아내를 생각한다. 아내는 나를 선택했다. 나도 아내를 선택했다. 그녀의 선택을 부끄럽게 만들지 않을 것이다. 결혼은 중차대한 일이다. 신중한 우리는 그만큼 늦었고 우리의 선택은 확신이다. 의무가 아니다. 내가 선택한 것이다. 아내를 기쁘게 해줄 것이다. 그녀는 무엇을 좋아하지? 아내에 대해 잘 알긴 하지만 아직도 모르는 부분도 많다. 더 알고 싶다. 사랑하면 궁금하다. 아내에게 자주 꽃을 사줄 것이다. 꽃은 그녀를 행복하게 한다. 아내에게 편지를 쓸 것이다. 아내에 대한 내 마음을 표현할 것이다. 아내에게 자주 자유를 줄 것이다. 한 번이라도 더 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다. 주말에는 육아에서 잠깐이라도 해방될 시간을 줄 것이다. 아내를 예쁜 꽃처럼 키울 것이다. 아내의 기분은 지금 어떻지? 그녀의 고민들은 무엇이지? 궁금해하면 알 수 있다. 관찰하기만 해도 되고, 혹은 직접 물어보면 알려줄 때도 있다. 가끔 말하지 않는 일들도 있지만 그녀의 기분과 상황으로 미루어보면 알 수 있다. 모르겠으면 더 살필 것이다. 사랑하지 않으면 어렵다. 사랑하면 쉽다. 지금 만약 어렵다면 사랑이 모자란 것이다. 더 사랑해면 된다. 이것이 내 다짐이다.

회사에 대한 생각, 다짐

이 회사가 좋아서 들어온 것은 아니다. 내가 추구하던 다른 목적을 위해 잠시 머무르려는 선택이었고, 깊은 고민은 없었다. 그 목적은 세월이 지나면서 사라져 버렸고, 나는 이 회사에 생계를 의존하게 되어버렸다.  그러나 회사는 나를 매우 중요한 사람으로 대우해주었고, 중요한 일들을 나에게 맡겨 주었다. 내가 그 일들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을 때에도, 회사는 나를 비판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절고 있을 때 동료들이 나를 참아주고 품어주었다. 그러므로, 나는 이 회사에 빚을 졌다. 내가 이 회사에 재직하는 동안 나는 최선을 다해 그 빚을 갚으려 한다. 개인적인 승진이나 영달에는 딱히 관심이 없다. 이 회사가 나라는 사람을 만나 정말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란다.  부끄러운 순간들도 많고 실수도 많았지만, 과거를 생각할 필요가 없다. 과거를 겸허하게 인정하고, 지금 나에게 주어진 일을 훌륭하게 해내는 것으로 갚는다. 자존심을 내세울 여지도 없다. 겸손함은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우러나올 것이다. 신이여 나를 도우소서.

듀오링고: 700일 연속 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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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도 저는 이탈리아어 공부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사실 공부라 부르기는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정확히 말하자면, 듀오링고를 플레이하고, 이탈리아에 접촉하고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멈추지만 마세요. 당신의 뇌를 믿어보세요. Buona Fortuna!

돈에 대한 생각, 다짐

돈에 대해 생각한다. 돈은 내 생명과 바꾼 어떤 물질이다. 내가 돈을 벌기 위해 내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했기 때문이다. 돈은 먹고 사는데 반드시 필요하고, 나의 삶의 질을 좌우할 수 있는 요소이다. 돈은 나를 불행으로부터 막아주는 보루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돈을 함부로 다뤄서는 안된다. 특히 소득보다 지출이 많아지지 않도록 소비를 통제해야 한다. 그러나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돈보다 소중한 가치가 있다. <단단한 삶> 에서는 돈은 본래 신뢰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맞다. 생각해 볼 일이다. 특히 돈은 시간보다 중요하지 않다. 귀한 시간을 위해서는 돈을 써야 한다. 돈으로 시간을 산다. 돈이 많아졌다고 해서 삶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내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자원은 소득에 관계없이 일정하기 때문이다. 사치를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돈이 많아져도 삶이 바뀌어서는 안된다. 그러기 위해 돈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 돈이 많아진다고 달라질 삶이라면 잘못 살고 있는 것이다. 지금 나의 삶을 돈이 아주 많은 상태라고 상상하면서 꾸려나가본다면, 돈이 아주 많아졌을 때에도 나는 삶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복권 당첨자가 삶이 망가진다는 이야기는 설득력이 있다. 돈을 다룰 준비를 하지 않고 살아온 삶이 결국 돈 때문에 망하는 것이다. 돈에 대한 올바른 마인드를 갖지 못하면, 내가 돈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돈에게 지배당할 수도 있다. 주식계좌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내 정신의 아주 일부만 사용해야 한다. 호가창의 깜빡거림과 내 평가잔고의 손익표기를 자꾸 쳐다보면 인지적 착각이 일어나고 홀리듯이 매매를 하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돈이 부족해질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이겨내라. 나는 돈이 부족할 수 없다고 믿는다. 내가 금융시장에 참여하기 때문이고, 내가 지적인 사고방식을 지속하고 멘탈 단련도 계속하기 때문이다. 나의 삶이 지식과 지혜로 채워진다면 돈이 없을 수가 없다. 마지막...

육아로 되살아나는 사랑의 기억들

아기를 돌보는 일은 정말 품이 많이 든다. 씻고 닦아도 다시 더러워지고, 불편함이 느껴지면 주저없이 울어제끼는 통에 당황의 연속이다. 나의 사정을 봐주는 일도 없어서 새벽에 깨어 한 시간 넘게 달래는 일도 다반사이다.  힘들지 않느냐고? 물론이다. 매우 고통스럽다. 그러나 아기에 대한 사랑이 그보다 더 크다. 아기라는 존재는 내게 마치 바람 앞의 촛불처럼 느껴지기에, 그 촛불을 꺼뜨리지 않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생각이다. 내가 못자고 못쉬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 자신을 돌보는 것보다 아기를 돌보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아기에 대한 내 사랑은, 내가 이 세상 어떤 사람에게 품어본 사랑보다 크다. 아기가 웃으면 세상이 내 것처럼 기쁘고, 아기가 울면 초조하고 걱정이 된다. 이런 생활을 하며 문득 문득 나 자신의 아기 시절을 생각한다. 당연하게도 나는 아기시절에 대한 아무런 기억이 없다. 기억에 남아있는 가장 어린 시절은 이미 걸음마를 하고 말도 잘 하던 시절이다. 지금까지 잘 살아남아 있는 것을 보면,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 시간도 잘 돌봐준 손길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내 아기를 안고 먹이고 씻기며 나는 40여년 전 우리 부모님이 나를 안고 먹이고 씻기던 일을 생각한다. 흠집이라도 날까 조심스럽게 손을 움직이면서, 아기인 나에게 베풀어지는 손길이 시간을 거슬러 그대로 느껴지는 것만 같다. 부모님이 나를 귀하게 여기셨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이제야 비로소 그 사랑을 피부로 느낀다. 내가 그것을 지금 직접 내 손으로 행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육아를 하며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늘 따뜻하다. 내가 그토록 귀한 아기였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내가 방황하던 시간들이 조금은 더 쉬웠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부모님의 사랑을 내가 부모가 되어서야 진정으로 깨닫는다. 아가야, 너를 무척 사랑한단다. 살아가면서 힘든 시간들도 있겠지만 부디 용기를 내어 이겨내길 바란다. 너에게 이 마음을 어떻게 전할까? 내가 지금 그러는 것처럼, 너...

Albus의 2025년 올해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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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한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제가 올 한 해 읽었던 책들을 다시 한번 살펴보면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을 골라보았습니다. 읽었던 책들의 목록을 살펴보면서 독서의 기억을 되새겨볼 때, 읽었을 때의 감동이 되살아나는지가 선정의 기준이었습니다. 여러분께 저의 책들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각각의 책을 왜 올해의 책으로 선택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문학 1. 완전한 구원 연극에서 직접 연기를 해보는 경험을 한 권의 소설이 대신해 줄 수 있습니다. 멋진 연출자가 한 편의 연극을 창조해내는 과정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주인공이 완전히 무너진 멘탈을 가지고 극에 임하다가 완전하게 회복되는 과정을 함께하는 경험은 대단히 즐거운 것입니다. 독서평 : 완전한 구원 (에단 호크, 다산책방) 2. 헤븐 학교폭력 피해자가 주인공인 소설입니다. 주인공은 삶을 대하는 두 가지 대립되는 철학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독자는 상세하게 묘사되는 주인공의 학폭 피해를 통해 그 자리에 서보게 됩니다. 지옥같은 학교생활을 견디는 주인공에게 이 세상이란 어떤 곳일까요.  독서평 : 헤븐 (가와카미 미에코, 책세상) 비문학 1. 경험의 멸종 스마트폰을 통해 우리 삶에 밀착하게 된 인터넷은 우리를 어디까지 망가뜨릴까요. 저자는 우리가 경험을 잃어버리고 있음을 경고하고, 그것이 우리에게서 빼앗아가는 삶의 기쁨을 되찾을 것을 요구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손으로 노트를 쓰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분명히, 저는 뭔가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잃어가고 있었고, 그것을 되찾은 것에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 2. 편안함의 습격 현대인은 문명의 발달로 인한 편안함 속에 길들여져 있는데, 과연 이것은 좋기만 한 것일까요? 저자는 알래스카에 순록 사냥을 하러 떠나 온갖 생고생을 합니다. 문명에서 이탈하여 원시적인 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가 익숙해진 편안함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죠. 저는 이 책을 읽고 찬물 샤워를 시작했고, 럭킹을 시작했습니다. 저자가 순록을 사냥해내는 과...

후기 : 커피를 먹고 잘 자는 이유(feat. 원효대사 해골물)

저는 커피를 무척 좋아합니다. 매일 한 잔은 꼭 마시는 편입니다. 적당량의 커피는 건강에도 좋다고 합니다. 오늘은 커피를 마시고 잠을 잘 자게 된 일에 대해 나눠볼까 합니다. 예전에는 커피를 늦은 오후에 마시면 밤에 잠을 못이루는 일이 많았습니다. 역시 카페인이 문제구나, 커피가 수면에 방해가 되니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친구를 만나 식사를 하고 저녁에 카페에 가는 일이 많은데, 그럴 때는 커피를 마시지 않기 위해 non커피를 주로 마셨습니다. 허브티라던지, 에이드를 마셨죠. 스벅에 가면 제가 가장 즐겨마시는 음료는 바로 "쿨라임 피지오"였습니다. 청량한 느낌의 탄산이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한 친구와 대화를 나누던 중, 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밤에 커피를 마시면 잠을 잘 수 없어서 쿨라임 피지오를 주로 마신다고 했더니, "그거 카페인 엄청 많이 들었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저는 믿을 수 없었습니다. 수년간 저녁에 쿨라임 피지오를 마시고 잘 잤었는데 말입니다. 확인해보니 정말이더군요. 심지어 카페 라떼보다 더 많은 카페인 함유량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럼 저의 수면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은 어찌된 일이란 말인가? 저는 이것이 심리적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이들었습니다. 수면에 문제가 생길리가 없다는 믿음으로 마신 음료는 저의 수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없었던 것 아닐까? 그래서 그 날 바로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일부러 저녁에 카페를 찾아가 카페 라떼를 주문하였습니다. 커피를 받아들고는 잔을 바라보면서 뇌까려보았습니다. "이것은 커피가 아니다. 이것은 카페인이 없다. 이것은 내 수면에 영향이 없다." 수 차례 반복한 후 천천히 커피를 즐겼습니다. 그날 밤 저는 평소와 다름없이 편안하게 숙면할 수 있었습니다. 카페인이 가져오는 상기된 느낌은 약간 있었지만, 잠드는 데 아무런 문제도 없었던 것입니다. 아, 저는 이것이 심리적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원효대사의 해골물과...

사전읽기 : Meno (더 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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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o! 오랜만에 사전을 읽어보려 합니다. 뜻은 대강 알긴 하지만, 사전을 읽는 재미가 있는 것입니다. 오늘 제가 선택한 단어는 영어의 Less에 해당하는 Meno입니다. 조금 양이 많아보이긴 하지만,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럼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부사 avverbio compar. di poco 비교한다는 뜻 같아요 1 Devi mangiare meno: = in quantità, in misura minore, più piccola 적게 먹어야 해 := 양적으로, ???, 좀 더 적게 : l'inverno è stato meno freddo 겨울이 좀 덜 추웠다 ; l'argento è meno prezioso dell'oro 금의 광채가 덜 빛난다? CONTR più 반댓말 피우 È ritornata a casa: meno male! := per fortuna 집에 돌아왔다. 덜 나쁘네! := 운이 좋은? Non riesce a fare a meno di fu mare : = farne senza, privarsi  하지말고 덜 해라..인데 뭔지 잘 모르겠음. SIN esimersi 유사어 esimersi Co sta più o meno trenta euro : = circa, pressappo co 100유로보다 좀 더 또는 조금 덜하다 := 가격문제인듯? Dobbiamo decidere se accettare o meno : = oppure no. 우리는 공격할지 덜할지 결정해야 해 := 오푸레? 2 Non verrò alla festa, a meno che non mi passi a prendere tu 파티에 가지마? 덜 해... : = eccetto che, tran ne che 모르겠습니다. Non posso venire, a meno di non por tare anche il mio fratellino : = salvo che.  올수 없어, 내 동생을 데려오지만 않았더라면? 3 In matematica, in...

만화읽기: Peanuts #18

챠오Ciao! 오늘도 만화를 읽어보겠습니다. 만화 보는 날이 제일 신나는 것 같습니다. https://www.ilpost.it/2025/06/09/peanuts-2025-giugno-09/  언제나처럼 그림은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이 포스팅에서는 대사들만 같이 읽어보겠습니다. Sally: "NON MI CHIEDERE DOVE VADO! VADO AL CAMPO ESTIVO, ECCO DOVE VADO!" Sally: "QUINDI NON CHIEDERE!" Sally: "PERCHE' CI VADO? NON CHIEDERMELO! PERCHE' DEVO, ECCO PERCHE'!" Sally: "QUINDI NON CHIEDERE!" Charlie Brown: "BUON VIAGGIO" 샐리가 어딘가로 여행을 가는데.. 뭔가 싸우는 분위기입니다. 한번 차근차근 읽어봅시다! 어디가는지 묻지마! 여름 캠프 가는거야. 여기가 가는 곳이야. 얼마나 가는지 묻지마! 왜 가냐고? 그것도 묻지마! 왜냐면 가야하니까, 그게 이유야! 얼마나 가는지 묻지마!  여행 잘 다녀와~ 그림이 상황 설명을 많이 해주기 때문에 읽기가 더 쉽습니다. 문장도 어렵지가 않네요. 아마 사소하게는 틀렸겠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읽어낼 수 있는 자신을 한번 칭찬하고, 계속 해나가겠습니다. Buona Giornata!

듀오링고: 500일 연속 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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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오링고 관련 포스팅을 한참 동안이나 올리지 않았었네요. 저는 계속 하고 있습니다. 어느 새 500일을 돌파했기에, 여기에 잠깐 공유하고자 합니다. 여기에 올리는 다른 이탈리아어 학습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저는 별 부담없이 하고 있습니다. 500일이나 지난 지금 듀오링고의 학습 내용은, 솔직히 큰 차이가 없습니다. 간단한 문장구조는 계속되고, 새로운 단어들이 조금씩 등장하는 정도입니다. 듀오링고를 추천합니다. 캐주얼 게임을 하는 느낌으로, 부담없이 하시면 됩니다. 부담이 없다는 것이 핵심 포인트입니다. 500일 연속 듀오링고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생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기가 말 공부를 생각하고 합니까? 그냥 따라하는 거죠. 존경하는 김연아 선생님의 발언을 인용하고 싶습니다.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 이 발언은 어떤 분야에도 다 적용할 수 있지만, 언어 공부에는 특히 맞는다는 생각입니다. 목표라던가, 달성시기 같은 건 생각하지 마세요. 듀오링고는 생각없이 하기에 가장 최적의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시작해 보세요! Buona Fortuna!

뉴스읽기 #19 : 새 교황 관련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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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o! 이탈리아어에 익숙해지기 위해, 뉴스를 읽어봅니다. 이번에도 이탈리아 최고의 방송사 Rai의 뉴스를 찾아보았습니다. 오늘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핫한 새 교황 관련 소식입니다. 원문은 여기 에서 확인하세요. 뉴스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새 교황이 선출되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죠. 교황청의 본산인 이탈리아에서 가장 그 관심이 뜨거운 것 같습니다. 맥락을 이미 알고 있으니 왠지모를 자신감이 생깁니다. 같이 읽어보시죠. 헤드라인 : I primi tre giorni del Papa: le visite a sorpresa e le apparizioni tra i fedeli di Leone XIV 교황의 첫 3일: 소프레사 방문 그리고 교황 레오 14세의 출현? 헤드라인 부가설명 : Prima al Santuario della Madre del Buon Consiglio a Genazzano, poi alla Basilica di Santa Maria Maggiore per pregare sulla tomba di Francesco. Ma già il primo giorno, Papa Prevost si era visto tra le colonne di San Pietro a salutare i fedeli 산타마리아 마죠레 성당에 나타나셨나?  + 프란체스코의 묘역 전날에는 산 피에트로에 방문하셨고? 의미를 명확하게 읽어내지는 못하고 지명들만 인식하는 중입니다.. 영상 제목 : "Ciao Papa!" Leone XIV in visita a sorpresa a Genazzano, il bagno di folla tra i fedeli 안녕하세요 교황님! 레오 14세는 소프레사를 방문했고 folla의 화장실? 본문 : Sembra amare, anche lui - come Papa Francesco - incontrare, trovarsi a contatto con i fedeli e la gente, e nei bagni di folla ...

사전읽기 : Amico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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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o! 오늘도 저와 함께 사전을 읽어봅시다. 오늘은 '친구'라는 뜻의 Amico입니다. 노래 가사에도 나오고, 여러 문장에서도 자주 접한 단어입니다. 뜻을 아니까, 사전을 읽어도 더 쉬울 것입니다. 같이 한 번 읽어보시죠! 형용사 aggettivo Mi rivolse parole amiche: = amichevoli, favorevoli, benevole 친절하게 말했다. 다정하게? CONTR ostile.  반댓말 적대적으로? 읽어보면 영어의 hostile같죠? 남성 명사 nome m. f. amica; pl. m. amici  여성형일 땐 amica, 복수일 땐 amici Come dice il proverbio, chi trova un amico trova un tesoro 속담에서 말하는 것처럼, 친구를 찾는 것은 보물을 찾는 것이다 := chi è legato da sentimenti di amicizia: trovare, perdere un amico; 친구같은 감정? amico intimo, caro, fraterno;   친한 친구, 소중한 친구? un consiglio da amico  친구의 ... CONTR nemico.  반댓말 : 적? 영어의 enemy처럼 생겼음. da amare; → amichevole, amicizia  사랑한다는 amare로부터 온 단어인가봅니다. 모르는 게 몇 개 있지만, 많이 알겠다는 느낌입니다. 무작정 덤빈 것 치고는 해독률이 좋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계속 해나가겠습니다. Buona Giornata!

독서평 : 여름 (이디스 워튼,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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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1800년대 뉴잉글랜드의 어느 여름날을 무대로 한다.  제목이 왜 여름이겠나. 읽어보면 안다. 그냥 독자도 여름 속에 빠져든다. 날씨와 자연에 대한 묘사에 많은 분량을 할애하는데, 그 속에서 느껴지는 여름이 싫지 않다. 여름을 기다리는 마음을 더욱 즐겁게 해준다.  전원 생활을 지루해하는 순진한 젊은 여성의 심리를 읽는 것이 재미있다.  주인공 채리티는, 어느 변호사 가정에서 생활하고 있다. 동네에서 백안시하는 어느 동네에서 태어났다는 출생의 비밀을 내심 부끄러워 하면서, 이런 시골 마을에서 지루한 생활을 해야 하는 처지를 싫어한다. 이런 채리티의 삶이 갑자기 흥미로워지는 것은 역시 잘생긴 청년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여성 작가가 쓴 작품이라서, 이게 진짜 여자의 마음이구나 싶은 생각이 여러번 들었다. 남자인 나로서는 완전히 이해할 수 없기도 하고, 마냥 흥미로운 느낌이기도 하다. 비슷한 시기에 다자이 오사무의 <여학생>을 읽었는데, 남자가 상상해서 묘사하는 여성의 이야기가 상당히 기괴하게 느껴졌었다. 그래서 본 작품을 읽을 때 뭔가 더 상쾌한 기분이었다. 주인공 채리티는 말하자면 입양된 입장이다. 시골 마을의 유지인 초로의 변호사는 아내와 함게 채리티를 데려와서 딸처럼 키우지만,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채리티에게 결혼해 달라고 한다.  너무 충격적이고, 독자인 나도 극혐하는 기분이었다. 당연히 채리티도 몸서리를 치면서 거부하고, 그와의 관계는 험악해진다. 순진하지만 자존심은 센 주인공 채리티는 사랑에 빠지면서 고난의 길을 걷게 된다. 그 남자는 잘생기고 사랑둥이지만 알고보니 임자가 있는 병신이었다. 왜 병신이라고 하냐면, 사실이 들통났을때 그의 행보가 병신같았기 때문이다. 남자는 채리티를 책임질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의 아이를 갖게 된 채리티는 남자가 자신에게 온다고 믿고 싶지만, 무의식적으로 그럴리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체념한다. 멘탈이 탈탈 털린 채리티는, 도저히 삶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