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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024의 게시물 표시

독서평: 향모를 땋으며 (로빈 윌 키머러, 에이도스 출판사)

이 책을 친구들에게 추천할 때 항상 내가 하는 말이 있다. 정말 영적인 책이라는 것이다. 뚜렷한 종교색을 갖지 않고도 이렇게 영적일 수 있나? 북미 원주민의 믿음이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떠들석하게 드러내려고 하지 않는데도 영성이 깊게 느껴진다. 읽는 동안 너무 좋아서, 아껴읽으려고 천천히 읽은 책이다. 여기에서 몇가지 인용구로 책의 감동을 전해보려 한다. 어디까지나 나의 개인적인 감상이기에, 다분히 개인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은 꼭 직접 읽어보기를 추천드린다. 내가 미처 읽어내지 못한 깊은 영성을 느낄수 있을지도 모른다. 1. 선물에 관하여 저자는 우리가 선물을 받은 존재임을 말한다. 선물을 받은 자는 은혜를 받은 자이다. 자격이 없어도 주어지는 것이 선물이다. 저자가 말하는 선물에 대해, 그리고 내게 주어진 선물들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내 마음은 더없이 풍요로워진다. "정말이야? 나를 위해서? 내게 그런 자격이 있을까." 50년이 지났는데도 딸기의 너그러움에 어떻게 보답하면 좋을까 하고 생각한다. 가끔은 바보 같은 질문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답은 간단하니까 먹어. '선물이 발치에 한가득 뿌려져 있는 세상'이라는 나의 세계관을 처음 빚어낸 것은 딸기였다. 선물은 나의 행위를 통해서가 아니라 공짜로 온다. 내가 손짓하지 않았는데도 내게로 온다. 선물은 보상이 아니다. 우리는 선물을 제 힘으로 얻을 수 없으며 자신의 것이라고 부를 수 없다. 선물을 받을 자격조차 없다. 그런데도 선물은 내게 찾아 온다. 우리가 할 일은 눈을 뜨고 그 자리에 있는 것뿐이다. 2. 호혜성에 관하여 저자는 우리를 둘러싼 호혜성을 말한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무엇을 나눠줄 수 있는 존재이다. 자연은 우리에게 항상 풍요로움을 나눠주었다. 우리는 자연에게 무엇을 주는가? 우리는 자연에게 선물을 받았으므로, 우리

독서평: 침묵은 여자가 되나니 (팻 바커, 비에이블)

모르는 사람이 없는 트로이 전쟁. 우리는 이 전쟁이 어떤 이유로 발생했고 어떻게 끝났는지를 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전쟁을 모른다. 이 책을 펼치면 당신은 그 시간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고대 전쟁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된다.  1. 실감나는 전쟁과 인물 묘사 신화의 한 장면으로만 알고 있던 트로이 전쟁 속으로 들어와 있는 느낌이 가장 인상적이다. 전쟁터의 피냄새, 매캐한 연기, 죽어가는 부상병들과 구역질나는 냄새들.  외롭고 거칠고 모순에 빠져있는 우리의 영웅 아킬레우스. 그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앙받는 영웅이지만, 그의 내면은 한없이 빈궁하고 유아적이다. 전쟁에서 이탈했다가 복귀하는 찌질함. 누구보다 사랑했던 친우를 잃고서 그는 내면에서부터 무너지고. 아가멤논과의 기싸움도 실감나게 묘사된다.  2. 여성의 관점으로 본 전쟁 주인공은 전쟁 포로로 잡혀온 왕족의 여성 브리세이스이다. 그녀는 전쟁의 포상으로서 그리스의 용장 아킬레우스에게 "배분"된다. 여성을 물건 취급하는 고대의 사회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그녀는 아킬레우스를 포함한 모든 인물들과 전쟁터 전체를 관찰하고 마치 현대적인 여성처럼 분개한다. 그녀는 저자의 페르소나이다. 여성 인권이란 것을 생각조차 할 수 없던 고대 신화속에서 분개하는 브리세이스를 보는 독자는 현재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 현대의 여성들은 브리세이스의 분노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포로로 잡혀온 전쟁터의 여자들의 모습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가족을 잃고 전쟁터의 상품이 되어버린 아픔을 공유하는 그녀들. 그들은 서로를 돌보고 정보를 교환하기도 하면서 상처를 견뎌 나간다. 남편과 자식을 살해당한 후 어느 장군에게 "배분"된 부인이 어느새 새 남편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어처구니가 없어하는 브리세이스.  그러나 그녀도 아킬레우스를 생각하는 마음은 복잡하다.  어머니의 사랑을 못받아 비뚤어진 아킬레우스를 측은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인생의 친우를 잃고 난 아킬레우스는 망가지기 시작하고, 브리세이스에게 부지불식

핸드폰 기본언어 변경의 효과 #10

핸드폰 화면을 보면서 언어 공부가 됩니다. 오늘은 그동안 갈무리해둔 몇가지 화면입니다. 매일 매일 보다보면 저절로 공부가 됩니다. 늘 사용하던 화면이라 익숙한데, 글자만 못알아보겠습니다. 그래도 영어단어랑 비슷한 구석들이 조금씩 있는데, 느껴지시나요? 첫 화면에서는 암호를 입력하라고 합니다. Codice가 암호겠네요. richiesto : requested 같죠? 두번째 화면은 공간이 부족하다는 경고입니다. Spazio : Space죠. 전에 나온 적이 있습니다. ( 여기에서 나왔어요 ) 제일 아래에 Anni, Mesi, Giorni 뭔지 아시겠죠. 년, 월, 일 아니겠어요. 세번째 화면은 사진첩 검색입니다. Cerca는 검색이겠죠? 이것도 전에 나온 적이 있어요. ( 여기 ) Momenti : 이건 영어랑 거의 똑같네요. Un anno fa : 1년 전이란 소리죠. 모르는 단어와 표현은 그냥 슬쩍 넘어가고 아는 것만 아는 척을 좀 해봤습니다. 모르는 것들이 제게 필요해지면, 알게 될테니까요. 지금은 몰라도 지장이 없어서 마음이 편안합니다. 재미있게, 꾸준하게 한번 해보겠습니다. Buona Giornata!

독서평: 도어 (서보 머그더, 프시케의숲)

헝가리 작가의 소설. 헝가리 사람들이 헝가리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겪지만, 낯설고 이국적인 무대같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현대 사회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처럼 느껴진다. 이 작품의 원동력은 압도적인 캐릭터이다. 화자의 삶 속에 들어와 끊임없이 긴장을 일으키는 “에메렌츠” 여사는 고집불통이고 누구에게도 곁을 내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이 인물의 강렬한 언행들로 인해 읽는 동안 충격을 받기도 하고 폭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작품의 주제는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다른 어떤 작품에서 이런 사랑을 다룬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화자와 여사는 서로를 깊이 사랑하지만, 단 한번도 살갑게 애정을 표현하는 장면이 없다. 화자는 여사의 모욕적인 언행에 충격을 받기도 하고, 그 자신도 여사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그 모든 좌충우돌을 걷어내고 나면 남는 것은 너무나도 인간적인 사랑의 마음이다. 어느새 읽고 있는 독자도 화자와 같이 여사를 사랑하는 마음이 되어버린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하는 전개도 훌륭하고, 모든 것이 마무리된 후의 여운도 상당하다. 

뉴스읽기 #8 : 안토니오 콘테 인터뷰

Ciao! 오늘도 핸드폰을 뒤적거리다가 같이 보고싶은 화면이 나와서 공유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콘테 감독의 한마디인 것 같네요. 헤드라인만 보고 본문은 안봤습니다.  Conte, parla lo storico vice:  "il Napoli lo vuole? lo so cosa vuole lui" 제가 해석할 수 있는 정도로만 해보겠습니다.  콘테, vice에 관한 이야기에 대해 말하다. "나폴리가 그를 원한다고? 그에게 원하는 것을 나는 안다" lo so 는 1인칭 나는 안다는 말인 것을, 노래에서 배웠었습니다. ( 이 노래 기억하시죠? ) 저의 해석이 맞았는지 찾아보지는 않습니다.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는 건 알아요. 그렇지만, 매번 진지하게 공부하는 일은 저의 목적과 상충됩니다. 학문으로서 이탈리아어를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인으로서 이탈리아어를 사용하는 것이 저의 목적입니다. 열심히 공부해보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면서,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Buona Giornata! 해설 보이기 Conte, parla lo storico vice: Conte: 고유명사로서 사람 이름입니다. parla: 동사 "parlare"의 현재형 3인칭 단수로 "말하다"를 의미합니다. lo storico vice: "역사적인 부감독"을 의미합니다. lo: 남성 단수 정관사. storico: "역사적인"을 의미하는 형용사. vice: "부감독"을 의미하는 명사. "il Napoli lo vuole?": il Napoli: 축구팀 "나폴리"를 의미합니다. il: 남성 단수 정관사. Napoli: 고유명사로, 축구팀 이름입니다. lo: 대명사로 "그를"을 의미합니다. vuole: 동사 "volere"의 현재형 3인칭 단수로 "원하다"를 의미합니다.

사전읽기: Grande (큰)

Ciao! 오랜만에 다시 사전을 읽어보았습니다. "그란데"라는 단어는 한국인에게도 친숙합니다. 크다는 뜻이죠? 카페에서 많이 쓰이는 이탈리아어 중 하나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그란데 아모레라는 노래 에서도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이미 뜻을 알고 있는 단어의 사전을 읽는 쪽이 더 재미있습니다.  같이 찬찬히 읽어볼까요? 모르는 부분이 있어도 괜찮으니까요. 형용사 In certi casi diventa gran: è un gran signore; si è tolto un gran peso. 어떤 경우에는 gran으로 쓰기도 한다..는 뜻 같네요. 비교급Comparativo: più grande o maggiore;  최상급superlativo: grandissimo o massimo  1 La nostra aula è grande: = di dimensioni notevoli 우리의 aula는 크다. 공간적으로 큰? CONTR piccolo: 반댓말 piccolo una grande città; un grande palazzo 큰 도시, 큰 광장 ■ Allo stadio c'era una grande folla: = numerosa 많다는 뜻도 있나봅니다. CONTR scarso 반댓말 희귀한 ■ C'è un gran vento: = intenso 강한 바람이 분다.. 강하다는 뜻 CONTR leggero 반댓말 약한?  ■ Ha dimostrato grande coraggio: = molto 큰 용기를 보여주었다?  CONTR poco 반댓말 작은? ■ Ho una gran fame: =notevole, forte 나는 아주 배고프다. 개념적으로 큰, 강한  CONTR debole 반댓말 약한? ■ La quercia è un albero dal fusto grande: = grosso  CONTR piccolo, sottile.  2 Giotto è stato un grande pittore: = eccellente 뛰어나단 뜻같죠

버드와칭: 새로운 오리가족을 만나고 왔습니다.

장마로 개천 수위가 높아져 있었는데, 한가롭게 소풍을 나온 오리가족을 만났습니다. 지난번에 만났던 친구들과는 다른 가족인 것 같습니다. 운좋게도, 그들이 제가 서있는 지점까지 다가와서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저도 예의를 갖추어 아주 얌전하게 서있으면서 그들을 맞았습니다. 이번 아기들은 색과 무늬가 다채로워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리들이 안전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만화읽기: Peanuts #6

오늘은 오랜만에 만화를 읽어보았습니다. 읽어야 할 문장은 짧고 그림은 귀여워서 마음이 편해집니다.  https://www.ilpost.it/2024/07/08/peanuts-2024-luglio-08/ 위의 링크를 클릭해서 감상해보세요! 저는 여기서 대사들만 다시 읽어보려 합니다.  NON PUO' ESSERE COME FA UNA PARTITA DI BASEBALL A FINIRE UNDICIMILA A TRE? PROPRIO NON PUO' ESSERE SARA' UN ERRORE TIPICOGRAFICO! Puo’는 가능하다는 뜻이니까… 이 문장은 “그럴리가 없어”라는 말입니다. Come fa 어떻게 할 수 있어? 어떻게 야구경기가 11회 3번 끝낼수 있어? Proporios는 그러므로 같아요. 그러므로 그럴리가 없어. Sarà는 미래형 동사였던 것 같습니다. Tipicografic한 에러가 있었겠지! 영어랑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영어를 배워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짐작은 아무래도 틀린 부분도 있겠지만.. 틀리면 좀 어떤가요? 계속 공부할 계획입니다. 저와 함께 계속 공부해봅시다! Arrivederci! 해설 보이기 NON PUO' ESSERE: NON: 부정어로 "아니다"를 의미합니다. PUO': 동사 "potere"의 현재형 3인칭 단수로 "할 수 있다"를 의미합니다. ESSERE: 동사 "essere"의 부정사로 "있다" 또는 "존재하다"를 의미합니다. "NON PUO' ESSERE"는 "그럴 리가 없다"라는 의미입니다. COME FA UNA PARTITA DI BASEBALL A FINIRE UNDICIMILA A TRE?: COME: 의문사로 "어떻게"를 의미합니다. FA: 동사 "fare"

뉴스읽기 #7: 바이든 인터뷰

Ciao! 오늘은 오랜만에 짧은 문장을 읽어보겠습니다. 그동안 포스팅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이탈리아어 공부는 계속 하고 있었습니다. 노력을 덜 하는 건 괜찮지만, 멈추는 것은 안됩니다. 여력이 없으면 짧은 뉴스 한 컷만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오늘의 뉴스를 같이 보시죠! 사진만 보아도 바로 아시겠죠? 뉴스를 읽는 것은 이미 아는 상황을 모르는 말로 읽는 경험입니다. 바이든 할아버지의 말이네요.  DOPO IL DIBATTITO CON TRUMP 트럼프와의 토론 후 Le ragioni di Biden: 바이든의 멘트? ragioni가 왠지 rationale같아요.  "Ero stanco, quasi mi addormentavo sul palco” 나 피곤했었어. palco에 관해 뭔가 나를 addormentavo했어. 나 피곤해서 제정신이 아니었어,라는 뜻일 것 같아요. 완벽하게 이해는 못했지만 괜찮습니다. 오늘은 할만큼 했다는 기분입니다. 계속해서 포기하지만 말고 이어나가 봅시다. Buona Giornata! 해설 보이기 DOPO IL DIBATTITO CON TRUMP: DOPO: 전치사로 "후에"를 의미합니다. IL DIBATTITO: "토론"을 의미하며, 남성 단수 명사로 정관사 "il"과 함께 사용됩니다. CON: 전치사로 "함께"를 의미합니다.  Le ragioni di Biden: Le: 여성 복수 정관사로 "ragioni"를 수식합니다. ragioni: "이유들"을 의미하는 여성 복수 명사입니다. di: 전치사로 "의"를 의미하며 소유를 나타냅니다.  "Ero stanco, quasi mi addormentavo sul palco": Ero: 동사 "essere"의 불완료 과거형 1인칭 단수로 "나는 ~였다"를 의미합니다. stanco: 형용사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