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이 미국인 게시물 표시

뉴스읽기 #16 : 멜로니 총리와 트럼프의 만남

이미지
Ciao! 오늘은 정치 뉴스를 같이 보려고 합니다. 사실 정치에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정치 만큼 언어공부에 도움이 되는 분야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항상 국내 뉴스에서도 정치 분야는 톱 섹션에 등장하고, TV뉴스에도 자주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뉴스 트럼프에 관한 내용이고, 이미 아는 내용인 것 같아서 골라봤습니다. 오늘의 뉴스를 같이 보시죠! 트럼프와 멜로니 총리가 만났다는 것은 진작 국내 뉴스로 알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만남이 아주 좋았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사진은 그것을 재확인시켜줍니다. 이정도면 배경지식은 충분하다고 판단됩니다. 그럼 문장들을 읽어보겠습니다. Visita lampo della premier in Usa.  visita는 방문했다는 3인칭인 것 같고요. premier는 총리인 것 같은데... 여튼 방문했다는 거죠. 이미 알고 있는 정보와 부합합니다. Trump: "Meloni ha preso d'assalto l'Europa" 트럼프의 발언입니다. 멜로니는 유럽의 preso d'assalto라는데요. 정확한 말뜻은 모르겠지만 칭찬이겠죠. 제가 짐작해보자면... 뛰어난 존재? Visita lampo di Giorgia Meloni a Mar-a-Lago, dove la premier ha incontrato il presidente eletto degli Usa Donald Trump nella sua residenza in Florida. 표제에서 반복되는 Visita lampo를 다시 한번 눈에 담아봅니다. 조르지아 멜로니의 마라라고 방문은, 총리가 당선자 트럼프를 그의 플로리다 주거지에서 만난 것입니다. Dopo circa 5 ore dal suo arrivo a Palm Beach, la premier è risalita sul volo che la sta riconducendo a Roma. 팜비치에 도착하고 5시간이 지난 후, 총리는 로마로 날아왔다? 모르는 말이 있지만 읽어보니...

독서평: 1945 중국, 미국의 치명적 선택 (리처드 번스타인, 책과함께 출판사)

이미지
이 책은 2차대전 무렵,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돌아보는 책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그 시절 미국은 정말 세계 최고의 국력과 그에 어울리지 않는 미숙함을 보여줍니다. 미국이 좀 더 지혜롭게 행동했더라면, 동아시아의 미래는 지금과 많이 달랐을까요? 미국은 국제관계를 도덕적인 판단기준, 정의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경향을 갖는데, 미국의 수많은 외교 실패가 여기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책을 한번 읽어보세요. 역사에 돋보기를 들이대면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쏟아집니다. 제가 재미있었다고 느끼는 관전 포인트를 몇 가지 공유드립니다.   1. 국공내전 시절의 중국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다.  1930년대 초에 중국 농촌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던 영국 사회학자 리처드 헨리 토니Richard Henry Tawney는 전형적인 중국 농민을, 목까지 차는 물속에 서 있어 "잔물결이 한 번만 일어도 곧바로 익사할 수 있”는 사람에 비유했다. 그리고 20세기 전반기에는 잔물결이 자주 일었다. “당신은 무엇 때문에 고향에서 이렇게 먼 곳에 와서 살고 있습니까?" 토니가 한 농민을 면담하면서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비적들, 병사들, 그리고 기근 때문이죠." 2. 공산당은 정말 사악한 집단이다. 공산당의 거짓말과 생떼는 정말 징그럽다.  공산당의 기만은 정말 치가 떨린다. 상대방 말에 다 수긍해주면서 뒤로 딴짓하기. 스탈린이고 마오쩌둥이고 김일성이고 다 똑같다.   가장 온화해 보이는 공산주의자조차 냉혈한이다. 저우언라이는 암살대를 운영한 잔혹한 면도 있었다. 그해 연말께 마셜이 트루먼에게 자신은 더 이상 중재 노력을 계속할 이유가 없다는 말을 꺼내기 시작했을 때, 가장 큰 이유로 "거짓말과 격렬한 공격으로 점철된 공산당의 악랄한 선전을 지적했다. 에드가 스노의 <중국의 붉은 별>에 대한 비하인드가 충격적이다.  그 자신은 진실했을지언정 사실은...

독서평: 판타지랜드 (커트 앤더슨, 세종서적)

이미지
미국은 원래 그런 나라였다. 신앙의 자유를 찾아 떠나온 사람들이 만든 나라. 누가 뭐라 해도 스스로 믿고 싶은 것을 믿는 힘, 그 독특한 신념. 절대적 사실의 강력한 벽을 가볍게 넘나드는 괴짜 정신.  금을 향해 달려든 불나방 같은 열정, 그리고 광신적 믿음의 역사. 몰몬교 탄생 이야기도 정말 재미있다. 뭐랄까, 어처구니가 없기도 하고 이런 일이 실현된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 기가 막히다. 미국 개신교에 수많은 교파가 있는 이유가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사기꾼들이 활개 치고, 심지어 속은 자가 잘못이라는 판결까지 받는 나라가 미국이다. 오늘날 한국도 묘하게 닮아 있다. 누군가가 가짜임을 증명할 수 없다면, 그것을 믿을 권리가 있다는 논리.  저 푸른 초원 위의 그림 같은 집은 미국이 품었던 환상이었구나. 도시에 흑인과 소수 민족이 오는 걸 피하고자 교외로 이주한 현상을 설명해준다.  이 맥락에서 보면 디즈니랜드와 할리우드의 존재도 새롭게 다가온다.  라스베이거스도 같은 맥락의 존재이다. 만국박람회, 유리 겔러, 사이언톨로지, 매카시즘, 빌리 그레이엄까지. 믿고 싶은 것을 믿겠다는 대환장 쇼는 끝이 없다. 절대 진리가 없다는 상대주의 속에서 음모론이 퍼져나갔다. 음모론의 번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JFK 암살 사건이다. 영화까지 등장했었다. 미국은 왜 유독 종교의 나라인가.  믿고 싶은 것을 믿을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된 땅에서, 독점하는 종교가 없이 모든 종교들이 무한 경쟁을 통해 번성해온 건 아닐까? 미국의 사탄 숭배자들의 이야기도 무척 재미있다.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진자와 바우돌리노, 그리고 나꼼수가 떠오른다.  믿기 때문에, 믿는 사람들에게는 현실이다. 저자는 트럼프가 이러한 현상의 결정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믿고 싶은 것을 믿으면 그것이 현실이 되는 나라에서, 트럼프의 말은 믿는 자들에게는 그저 진실일 뿐이라고 도맷금으로 넘겨버린다.  그러나 트럼...

독서평: 이름 뒤에 숨은 사랑 (줌파 라히리, 마음산책)

이미지
이름이 특이한 주인공 고골리. 고골리는 러시아 작가의 이름이고 아버지가 사랑하는 작가이지만, 그에게는 그냥 이상한 이름일 뿐이다. 그는 이름때문에 청소년기를 힘들게 보낸다. 그러나 그 이름에는 아버지의 큰 사랑이 담겨있음을 그는 뒤늦게 깨닫는다.  이름은 한 사람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까? 자신의 이름을 싫어하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고골리는 벼르고 벼르다가 개명을 하지만, 막상 새로운 이름이 낯설고 어색하다. 그토록 싫던 이름은 어느새 내 존재의 일부가 되어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 부르는 내 이름이 진짜 내 이름이다. 캘커타 출신의 이민자가 미국에서 삶을 꾸려가는 모습이 흥미롭다. 완전히 다른 환경 속에서 전통적 생활양식을 지켜나가지만, 자녀들은 미국인으로 자라난다. 이건 한국 교포들에게도 비슷할 것 같다. 고골리는 한동안 부유한 미국인 가족들과 동거하면서, 가족을 떠난 자유를 만끽한다. 그러나 아버지의 죽음은 그를 다시 가족 곁으로 불러들인다. 이 모든 과정에서 고골리가 느끼는 감정들은, 나도 한때 느껴본 것들이다. 고골리의 결혼이 실패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묘사한다. 그의 아내는 영혼 어딘가에 구멍이 나 있다. 외도를 저지르는 자신을 혐오하면서도 멈출수가 없다.  고골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성인이 된 후 까지 가족의 삶을 조명하는 방식이 좋다. 우리의 삶은 자꾸만 앞으로 나아간다. 어른들이 돌아가시고 아이들이 태어난다. 고골리가 아버지가 남기고 간 러시아 작가 고골리의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것이 좋다. 결국 이 작품의 주제는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