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걸 소설이라고 부를 수 있나? 왜 이 작품이 소설로 분류되는지 잘 모르겠다. 화자는 플로베르라는 작가를 추앙하면서 그의 흔적을 쫓고, 독자는 그의 여정을 함께하는데 대부분 화자가 주절주절 떠드는 내용을 듣는 입장이 된다. 그 내용이 재미가 없다는 건 아니다. 다만 어떤 주요한 사건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말하는 것이다. 작가가 플로베르의 연대기를 3번에 걸쳐 다르게 보여준 것은 무척 흥미로웠다. 인간을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좋은 방법이었다. 그렇지만 이런 걸 소설이라고 부를 수 있나? 한 챕터에서는 플로베르의 연인이었던 여인의 변론을 소개한다. 그 부분도 무척 재미있었다. 또 다른 챕터에서는 플로베르에 대한 시험문제를 출제했다. 한국인이라면 익숙할 것 같은 형식이다. 나도 모르게 시험문제를 풀어보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게 되면서, 작가가 의도한 생각의 틀로 들어가는 경험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읽는 내내 당혹스러움을 느끼면서도 그만두지는 못했다. 생각해볼만한 고민들과 흥미로운 이야기들에 사로잡혀 끝까지 읽어내고 말았다. 다 읽고 작품해설을 보니, 이 작품은 “전기소설”이라는 장르를 개척한 작품이라고 한다. 사실 플로베르라는 인물에 대해 관심도 없었고 잘 알지도 못했지만, 다양한 각도로 어떤 인물에 대해 접근해가는 방식은 분명 비교대상이 없는 독특한 경험이다.
저의 경험을 나누어 드리겠습니다. Oggi è il tuo gior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