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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펜하이머

2026. 7. 9. 카이 버드, 마틴 셔윈의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읽었다.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이다. 영화 <오펜하이머>의 원작이라고 한다. 나는 어떤 작품이든 책으로 읽는 것을 가장 좋아하기에, 이번에도 영화보다는 책을 먼저 펼쳤다. 오펜하이머는 원래 부잣집 아들이고 천재였다. 그는 매우 불안한 청소년기를 보냈고 관계에도 서툴러 친구도 많지 않았다. 이 책에서는 그의 청소년기를 자세히 묘사하는데, 물질적으로 부족함이 없는 천재 소년일지라도 정신적으로는 극도로 피폐할 수 있다는 것을 절감할 수 있다. 그 시절 오펜하이머의 기행을 보면 아슬아슬하다. 인생을 망쳐버릴 뻔했던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  오펜하이머를 구원한 것은 독서였다. 그는 지식인이었고, 다독가였다. 정신과 의사의 도움없이 우울증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도 독서의 힘이었다. 정신적으로 안정되자 그는 온화한 성격으로 변화하였고, 학자로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치즘에 대항한 전쟁의 승리를 위해 핵무기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서 그는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일류 지도자로 성장한다. 나 또한 정서적인 불안이 극심했던 시기를 겪었기에 오펜하이머의 경험이 낯설지 않았다. 나 또한 엄청난 독서를 통해 힘든 시기를 이겨낸 경험이 있어서 반가웠다. 아직도 가끔 불현듯 불안은 되찾아온다. 오펜하이머 같은 사람도 같은 불안을 극복해야 했다는 것을 아는 것은 나에게 용기를 준다. 오펜하이머의 불안 치료법은 걷는 것이었다고 한다. 나도 지금 일어서 걸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