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평 : 어메이징 브루클린 (제임스 맥브라이드, 미래지향 출판사)
재미 하나는 확실하다. 전체 플롯을 숨겨두고 조금씩 드러내는 솜씨가 좋다. 읽는 내내 다음이 궁금해지게 만드는 솜씨. 해피엔딩이라는 점도 무척 마음에 든다. 범죄와 악이 판치는 빈민 주택에서 따뜻한 마음과 정의는 살아서 움직인다. 아니, 오히려 평범한 사람들 사이의 따뜻한 정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힘이었음을 이 이야기는 말하고 있다. 악인들의 좌충우돌은 그냥 소음에 불과했다. 캐릭터는 정말 확실하다. 소설의 재미는 캐릭터에서 온다. 다채로운 캐릭터가 스토리를 풍성하게 만든다. 교회 집사이자 주인공인 스포츠코트. 그는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알콜중독자이다. 어느 날 동네에서 마약을 팔고 있는 옛 제자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총을 쏴버리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동네 마피아인 엘레판테. 아버지 때부터 경영해온 밀수업을 묵묵히 수행하며 살아가는데, 40세 노총각으로서 외로움을 절절하게 통감한다. 노총각 생활이 길었던 나도 그저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그 외 커즈하우스 사람들과 다른 범죄자들도 개성있는 인물들이라 심심할 틈이 없다.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스포츠코트와 딤즈의 마지막 담판 장면이다. 저자의 빌드업이 빛을 발한다. 그 장면에서는 그저 숨을 죽인 채 읽을 수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에서 가장 매력을 느꼈던 대목은, 경찰인 포츠와 지 자매가 서로 끌리는 순간을 묘사하는 장면들이다. 2,3회에 걸쳐서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지는데, 수사 중인 경찰과 증인의 입장으로 만나지만, 설레임은 감출 수가 없다. 읽는 사람이 가슴이 뛰게 만들 정도의 묘사가 좋다. 그 둘이 어떻게 될지가 궁금해지는 장면이었다. 이 책의 제목이 유감스럽다. 원제는 디콘 킹콩(Deacon King Kong)으로. 킹콩 집사라는 뜻이다. 주인공을 의미하는 것. 그런데 번역 제목인 어메이징 브루클린은 다 읽고 나니 조금 생뚱맞게 느껴진다. 소설의 무대인 커즈하우스가 브루클린에 있다는 정도인데..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다. 킹콩 집사라고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