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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속도 (엘리자베스 문, 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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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셔야 합니다. 자폐인이 주인공이라니까요. 타인과의 소통이 어려운 사람의 내면을 읽어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작가 본인이 자폐아동을 양육한 경험이 있었기에 이런 작품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소설의 무대는 자폐인들도 기술의 발전을 통해 어느 정도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가상의 미래입니다. 주인공을 포함한 일군의 자폐인들이 고소득 직장인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일단 자폐인들의 생활이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열심히 일하다가도 급격히 불안해져서 강박적인 활동을 하러 가곤 합니다. 트램폴린에서 땀에 흠뻑 젖을 때까지 뛴다던가... 일반인들이 어떤 이유로 주인공에게 화를 낼 때, 주인공은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해 두려워합니다. 몸이 뻣뻣하게 굳고 목이 죄어들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상태가 됩니다. 주인공과 만나고 교류하는 일반인들의 모습이 따뜻합니다. 자폐인이 보이는 어색한 특성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포용력이 있고 여유롭습니다. 그들은 주인공의 돌발행동을 참아주면서, 강요하지 않는 배려심을 보여줍니다. 그들의 모습 때문에 읽는 저까지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요. 주인공은 어느 여성과 핑크빛 무드를 형성하기까지 하거든요. 주인공을 응원하는 마음에 신바람이 나서 읽었지만.. 자폐인 특성으로 인해, 주인공은 명언을 자주 날립니다. 오히려 일반인들보다 더 진실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왜일까요? 나는 '노력은 행동과 같지 않다'는 어머니의 말씀을 거듭 떠올린다.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행동만이 의미가 있다. 사람들은 가끔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떤 말을 하기도 해요. 부모님 말씀이죠. 저는 돈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무엇을 하든, 내가 삶을 예측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얼마나 애쓰든, 삶은 이 세상보다 조금도 더 예측 가능해지지 않는다. 더군다나 세상은 무질서하다. 작품의 절정에는 기술이 더더욱 발전하여, 주인공의 자폐를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주인공과 자폐인 동료들은 그 수술을 받아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