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평 : 남극으로 걸어간 산책자 (엘링 카게, 다른 출판사)

걷기에 대해 말하는 에세이. 편하게 읽기 좋은 문체이면서도 간결하게 걸어야 할 이유들을 말해 준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그냥 책을 덮어두고 나가서 걷고 싶은 생각이 든다.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내가 실천해보고 좋았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산책할 때는 목적지가 있으면 안된다. 목적지가 있으면 산책이 아니다. 산책할 때는 이어폰을 끼면 안된다. 걷는 과정에서 모든 감각을 활용해야 한다. 생각할 일이 많아 머릿속이 복잡하면 걸어야 한다. 몸이 움직여야 생각이 잘된다. 악천후에 걸어야 한다. 차가운 빗속을 힘들게 걷고 따뜻한 집에 돌아왔을 때의 행복감이란. 저자가 말하는 걸어야 할 이유들 중에서 내게 울림이 있었던 문장들을 소개해 보고 싶다. 걸을 때 삶은 길어진다. (23) 걸을 때는 시간이 더디게 흐른다. 인생이 너무 빨리 지나가버린다고 느껴지면 걸어보면 어떨까? 무언가를 경험하지 않고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것은 어리석다. (32) 걷는 것은 경험 그 자체이니까. 우리는 걷기 위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34) 철학적 의미에서도, 과학적 의미에서도, 걷는 행위는 인간의 필수요소이다. 나는 걷기 때문에 변화를 알아볼 수 있다. (38) 걷는 것은 참여하는 것, 사람들 속에 섞여들어가 (49) 우리는 온 몸으로 생각한다. (78) 걷는 것 자체가 생각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뇌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몸 전체를 사용해서 생각하는 것이니까. 고통과 기쁨은 너무나 깊게 얽혀있어서 구별하기 어려울 수 있다. (98) 궂은 날씨에 산책하지 않는 것은 삶의 경험을 반쯤 포기하는 것이다. (100) 편안함은 불편을 피하는 것이고, 동시에 좋은 경험을 잃는다는 것이다. (101) 걸어서 해결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문제는 없다. (120) 고민이 있을 때는 걸어보자. 앞으로 얼마나 더 가야하나 궁금해하는 순간, 행복이 사라졌다. (142) 걸을 때 목적을 정해두면 산책이 아니다.